이슬람 문화권 여행지는 종종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각국의 종교 해석과 문화 적용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무슬림 국가인 브루나이와 두바이는 모두 이슬람 국가이지만 여행자에게 보여주는 분위기와 규율은 매우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두 나라의 대표적 문화 차이인 술 규제, 전통 시장 문화, 여성 복장 규정을 중심으로 비교해 봅니다.
술 규제 – 브루나이의 절대 금지 vs 두바이의 제한 허용
브루나이와 두바이는 모두 이슬람 국가이지만, 술에 대한 정책은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브루나이는 샤리아법에 따라 알코올의 소지, 구매, 판매 모두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외국인 여행자라도 예외는 없으며, 공항을 포함한 어떠한 장소에서도 공식적으로 술을 구매하거나 소비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외부에서 소량을 들여오는 것도 까다로운 허가 절차가 필요합니다. 술을 공공장소에서 소비하거나 몰래 반입하다 적발될 경우, 고액의 벌금과 추방 조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반면 두바이는 관광 중심의 유연한 이슬람 국가로, 특정 조건 하에서 술의 소비가 허용됩니다. 호텔, 고급 레스토랑, 일부 바에서는 비무슬림에게 한해 합법적으로 주류를 판매하며, 현지 거주 외국인도 주류 면허를 통해 개인적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금지되며, 음주 후 무질서한 행동은 엄격히 처벌되지만, 여행 중 호텔에서의 가벼운 음주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두바이는 보다 개방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장 문화 – 소박한 브루나이 vs 세련된 두바이
전통 시장 역시 두 나라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야시장인 '가동 나이트 마켓(Gadong Night Market)'이나 '타무 키앙게(Tamu Kianggeh)'는 소박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주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대부분의 상인이 무슬림이며, 할랄 음식을 중심으로 한 간단한 노점 형태가 많고, 정해진 시간(대개 오후 9시 이전)에 문을 닫습니다. 시장 내에서는 큰 소리, 무례한 흥정, 과한 촬영은 금기시되며, 상호 존중이 중요한 문화 요소입니다.
반면 두바이는 '두바이 몰', '골드 수크(Gold Souk)', '스파이스 수크(Spice Souk)'와 같은 시장들이 있으나, 관광객을 겨냥한 상업적 성격이 강한 세련된 시장들입니다. 전통적인 아랍 양식과 현대적 마케팅이 결합된 형태로, 쇼핑몰 같은 깔끔한 환경에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가격 흥정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브루나이처럼 소박한 분위기보다는 관광 상품화된 소비 경험에 가깝습니다.
여성 복장 규제 – 보수적인 브루나이 vs 유연한 두바이
여성 복장 규제는 이슬람 문화권 여행 시 많은 여성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입니다. 브루나이는 매우 보수적인 복장 규정을 따르는 국가입니다. 여성은 어깨, 가슴라인, 무릎 이상이 드러나는 복장을 금지하며, 민소매나 짧은 반바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은 대부분의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하게 여겨집니다. 모스크나 공공기관, 시장 등에서는 히잡을 착용하거나 긴 치마나 바지를 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면 두바이는 다소 유연하고 개방적인 복장 환경을 제공합니다. 일반적인 쇼핑몰, 호텔, 식당 등에서는 반팔, 반바지, 민소매 착용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공공장소나 종교시설에서는 보수적인 복장이 요구됩니다. 특히 라마단 기간이나 금요일 기도시간 등 특정 시기에는 더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브루나이는 현지 문화에 대한 철저한 존중이 요구되는 사회, 두바이는 국제적인 관광객의 다양성을 수용하면서도 전통을 유지하는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여행자로서의 존중이 필요하지만, 복장에 있어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두바이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선택지입니다.
브루나이와 두바이는 모두 이슬람 국가지만, 문화 적용 방식과 여행자에 대한 접근 태도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조용하고 철저한 종교 문화에 몰입하고 싶다면 브루나이를, 유연한 분위기 속 아랍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두바이를 선택해 보세요. 여행의 목적과 성향에 따라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